2017-18 Serie A 2R Torino 3-0 Sassuolo 감상 토리노 FC


전체적인 경기는 토리노와 사수올로가 서로 공격 주도권을 주고받는 양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반전 동안에는 서로 한 두어 번 정도 공격의 주도권을 주고받았고 그 때마다 수비하는 쪽은 거의 전혀 공격을 하지 못하고 수비 상황에 몰리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주도권을 시간에 따라 주고받는 상황에서 어느 쪽이 먼저 선제 득점에 성공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전반 종료 직전에 벨로티의 아크로바틱한 원더골이 터지면서 토리노 쪽으로 경기가 기울었습니다.

후반전에도 이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스코어상 뒤지는 쪽인 사수올로가 라인을 좀 더 앞으로 올리고 공격에 무게중심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사수올로의 공격은 중앙→측면→중앙이라는 루트의 반복에 가까웠고, 토리노는 후반 들어서 양 윙백들을 중앙 쪽으로 움직이게 하면서 사수올로의 측면→중앙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1-0의 스코어가 유지되던 와중, 사수올로 던컨 선수가 수비라인에서 한 횡패스가 이아고 팔케에게 끊기고 1:1 기회를 내주면서 토리노는 손쉽게 2-0을 만들었습니다. 몇 분 더 지나서는 벨로티의 놀라운 드리블에 뒤이은 오비의 득점까지 나오면서 3-0까지 스코어가 벌어졌습니다.

토리노의 전술적 움직임을 보자면, 전체적인 큰 틀은 지난 시즌 막판의 4-2-3-1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구성하는 선수가 달라지면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2선라인 3명 중 왼쪽 라인에 위치한 베렝게르는 아직 팀플레이의 측면에서는 완벽하지 못한 장면이 있었으나 단독 돌파나 드리블 등은 눈여겨 볼 만했습니다. 마치 이아고 팔케를 왼쪽에다가도 가져다 놓은 듯한 플레이였습니다. 베렝게르가 더 팀에 적응하고 활약한다면, 지난 시즌 이 자리에 있던 보예가 드리블이 약간 투박했던 것에 비해 더 유연한 공격연결이 가능할 듯 싶었습니다.

전반전-후반 초중반까지 토리노의 공격은 주로 측면에서 이루어졌는데, 여기에는 왼쪽의 베렝게르뿐 아니라 오른쪽 데 실베스트리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큰 지분을 차지하였습니다. 데 실베스트리는 이 경기 토리노에서 가장 잘 한 선수 중 하나로서, 전반전에는 공격, 후반전에는 수비 모두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벨로티의 골을 어시스트한 것도 데 실베스트리이니까요. 왼쪽에는 중앙 공미인 랴이치, 혹은 왼쪽 풀백 바레카가 왼쪽에서 공을 잡고 침투하는 베렝게르에게 찔러주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었는데, 아직 시즌 초반이라 호흡이 잘 맞았던 건 아니지만 앞으로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수비진의 MOM은, 어쩌면 이 경기 토리노 모든 선수들 중 가장 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한 선수인 은쿨루일 것입니다. 은쿨루의 기량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었지만, 이탈리아 무대에서의 활약이 어떨까는 미지수였지만 현재까지는 크게 호평을 받아 마땅합니다. 패스의 커팅이나 수비라인 유지 등 여러 측면에서 은쿨루의 플레이는 지난 시즌 토리노 수비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전개의 측면에서도 종종 은쿨루의 재능이 나타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벨로티의 득점 장면에서 사수올로 선수들을 제치고 전진하던 데 실베스트리에게 스루패스를 넣어 준 것은 은쿨루였습니다.

이 경기에서 토리노 수비의 주요 목표는 사수올로의 양 윙포워드들이 중앙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베라르디를 방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상황에서 3선의 2미들 링콘-오비는 확실하게 자기 몫을 다했습니다. 특히 링콘은 공격상황에서는 아직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완전히 맞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수비시에는 상대 선수 마크나 수비 위치 등에서 확실히 제몫을 다했습니다. 교체 직전에는 공격 장면에서도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 주었으므로, 이후에 바셀리와 나란히 서게 될 때에도 바셀리의 수비 부담을 덜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비는 부상만 없으면 드리블링이나 패스나 상당히 괜찮은 선수인데, 부상 여부가 앞으로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토리노 수비가 전반에는 사수올로의 윙포워드들의 중앙 침투 차단을 중시했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양 사이드백들을 중앙 쪽으로 들어오게 함으로서 - 마치 과르디올라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하는 것처럼 - 중앙을 틀어막는 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토리노는 17-18시즌 첫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더 높이 평가할 만한 것은 클린 시트를 기록하였다는 사실입니다. 토리노가 무실점 경기를 기록한 것은 올해 1월 8일 이후 약 8개월 만의 일입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토리노는 모든 경기에서 실점을 했기 때문입니다. 토리노 수비가 점차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고 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이 한 경기만으로 평가하기는 무리고 이번 시즌 전반기에 어떻게 되어 가는가를 보면서 판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음 경기는 베네벤토 원정이므로, 충분히 팀의 승리와 클린 시트를 노려 볼 만한 경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6라운드 데르비 전까지는 최대한 승수를 쌓아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을 해나가야 하는 토리노입니다.

P.S.) 이 경기에서 토리노와 사수올로 모두 VAR로 인해 주심이 선언했던 PK가 번복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VAR이 정확한 판정이라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시간을 잡아먹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토리노의 PK 번복 장면은 분명히 파올로 칸나바로의 팔에 공이 맞긴 했는데, VAR 판독으로 공이 팔에 와서 맞은 거로 판정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사수올로의 PK 번복 장면은, 뒤에 나오는 리플레이들을 보니까 오프사이드였다고 판단한 거 같은데 그것도 영 잘 모르겠고요. 아직 도입 초반이라 그런지 VAR에 대한 좋지만은 않은 의견들도 상당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토리노는 지난 1라운드에서도 VAR로 득점이 취소된 장면이 있어서 그런지 더더욱...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