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 Serie A 11R Juventus 2-1 Torino 감상 토리노 FC


경기 전
이탈리아에서 제일 오래 된 더비, 데르비 델라 몰레(Derby della mole)가 189번째를 맞았습니다. 누누이 강조하다시피 데르비는 토리노 서포터들에게는 한 시즌 중 가장 중요한 경기고, 그 더비의 성과로 팀의 평가가 결정 난다고 해도 큰 무리는 아닐 거예요. 지난 시즌의 성과를 '데르비와 산 마메스'라고 요약하듯이, 데르비에서의 성과는 길이길이 남아서 기억되고 평가받습니다.
하 지만 이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토리노의 분위기는 가히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9월 27일 팔레르모전 승리 이후 10월 내내 승리가 없었고, 4경기에서 2무 2패라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일정이 매우 어려운 팀들과의 상대로 이어져 있고, 그렇기에 시즌 시작 전부터도 이때는 토리노에게 매우 어려운 때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정도로까지 떨어지면 나중이 위험해집니다. 확실히 카르피전 패배가 굉장히 큰 타격이었다고 생각되는군요. 그 경기 이후로 팀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팀은 부진하고, 부상선수들이 돌아올 기미는 요원하고, 팀에 대한 비난이 점점 높아지는 와중에, 토리노는 팀의 모든 것을 걸고 델레 알피로 향했습니다.

경기 내용
애초에 토리노의 선발라인업은 그 전부터 어떻게 나올지가 뻔히 보이는 것이었고, 실제로 그렇게 나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기대를 반은 접고 들어가는 사람이 많았겠지만, 의외로 토리노는 그렇게 밀리지만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반 초반부터 유벤투스와 호각으로 다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전반 초반에, 유벤투스에게는 상당한 변화가 있게 되는데, 케디라가 부상으로 갑자기 빠지고 그를 대신하여 콰드라도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뒤에서 다시 쓰겠지만, 이 교체는 아무리 봐도 전화위복이며, 토리노에게는 난적이 나가니 더 큰 난적이 들어오는 그런 모양새가 되어 버렸습니다.
포그바에 의한 실점도 전반 초반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이 실점 장면은, 물론 토리노의 세트피스 이후 유베의 빠른 역습에 의한 실점이지만, 이 실점 장면에서도 토리노에게 있어서 계속 문제가 되는 장면, 즉 수비형 미드필더 옆과 3백 앞의 공간을 누가 어떻게 메워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아직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지금 내놓을 수 있는 선수 구성의 문제와도 깊이 연관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들어가면 선수 기량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입니다.
실점이 전반 19분이고, 그 뒤로는 대체로 유베가 공을 소유하며 토리노의 공간을 노리는 장면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토리노에게도 콸리아렐라의 기회를 비롯한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건 미드필드에서 조직적으로 만들어갔다기보다는 최후방 수비라인에서 한 번에 길게 찔러준 것을 최전방에서 어떻게든 받아내어서 슈팅을 한 것에 가깝고, 미드필더는 완전히 유베에게 압도되는 모양새였다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포그바나 마르키시오, 특히 콰드라도의 탈압박은 대단한 것이고, 한두 선수를 벗겨내면서 기회를 창출해내는 능력에 토리노 수비진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후반전. 후반전에 토리노의 동점골이 만약 일찍 터진다면 토리노는 아무리 델레 알피 원정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후반에 분위기를 바꾸어 승부를 걸어 볼 만 했을 겁니다. 그리고 토리노는 다행히도 동점골을 지나치게 늦지 않게 얻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52분에 페널티 박스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보보가 찼는데 이 공이 벽에 있던 바셀리를 맞고 나오자 보보가 재차 다이렉트 슈팅으로 부폰을 무너트리고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간 토리노의 프리킥을 보보가 처리하는 것에 불만이 상당히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불만 가지지 않겠습니다. 그 때의 프리킥들은 이 날을 위해서 있던 것들이라고 생각해야겠어요.
여하튼, 이렇게 동점을 만들어낸 토리노는 보다 적극적인 역습을 계획합니다. 유벤투스의 수비진이 아무리 이탈리아 최고라지만 토리노의 콸리아렐라, 막시 로페즈, 브루노 페레스 등은 그 수비라인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었고, 충분히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토리노에게는 카밀 글릭이라는 세트피스시의 무기가 있고, 글릭은 코너킥 기회에서 두어 번의 결정적인 헤딩슈팅을 날렸지만 이는 아쉽게도 부폰에게 막히고 말았습니다. 나중을 생각한다면 이때에 한 골은 더 넣었어야 했었지요.
그런데 이 즈음해서 벤투라 감독은 두 번의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교체를 단행합니다. 먼저 몰리나로를 빼고 사파코스타를 투입한 것. 지금 토리노에 전문적으로 왼쪽 윙백을 볼 선수는 몰리나로 한 명 뿐이고(주전인 아벨라르는 장기부상 중), 사파코스타는 어디까지나 오른쪽 윙백인지라 브루노 페레스와 겹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고 과연 누구를 왼쪽으로 돌릴 것인가 했는데 브루노 페레스를 왼쪽으로 돌리더군요. 하지만 이게 좋은 조치였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물론 이 날 교체해서 들어온 사파코스타의 퍼포먼스가 괜찮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 드리블로 상대를 돌파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인 브루노 페레스를 왼쪽으로 돌려야 했는가는 잘 모르겠군요. 실제로 왼쪽으로 온 브루노 페레스는 공격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었습니다.
그리고 교체 하나 더, 바셀리를 빼고 베나시를 넣은 것. 개인적으로 볼 때 이 경기 토리노의 워스트는 아쿠아라고 생각하는데, 왜 아쿠아를 빼지 않고 바셀리를 빼는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베나시야 언젠가 들어가긴 들어갈 선수니까 투입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나간 선수가 문제라는 거지요. 왜 아쿠아가 문제가 되는지는 밑에서 쓰겠습니다.
교체 이야기는 접고, 이와 같은 식으로 후반전 막판이 되어갈수록 양 팀은 계속해서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았습니다. 유베는 개인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으므로 그들의 능력을 이용해서 유려하게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면 토리노는 빠른 패스타이밍과 공간침투를 무기로 유베의 골문을 위협하려 했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유베의 개인기량을 이용한 공격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고 골대를 맞히는 등 토리노를 압박해 들어갔습니다. 정규시간 90분이 지나면서부터 토리노는 거의 노골적인 전원수비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감독은 벨로티를 넣으면서 승부를 가져올 의사도 있었던 것 같은데 왜 갑자기 전원수비 모드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고 나서 어느 정도는 유베의 막판 난사를 막아내며 원정에서 승점을 가져올 듯이 보였지만, 종료 직전의 수비 상황에서 로키 주심이 토리노 페널티 박스 앞에서의 유베의 파울을 불지 않았고 그 상황이 산드로의 측면침투로 이어지고, 그가 올린 낮은 크로스가 콰드라도의 발에 닿으면서 토리노는 작년에 이어서 이번에도 운명의 장난에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 졌는가?
기본적으로 축구 경기라는 건, 상대보다 잘하면 이기고, 상대보다 못하면 집니다. '상대보다 잘 했는데 운이 없어서 졌다' 는 건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각에 기초해서 보면 오늘 경기는 유베에게 결과적으로 졌으므로, 토리노가 유베보다 못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어떤 점에서 토리노가 유베에게 미치지 못하였는가?

고질적인 수비 공간의 문제: 위에서도 적었지만, 포그바의 실점 때에도 문제가 되었던 건 수비형 미드필더 옆과 3백 앞의 공간이었습니다. 토리노의 3-5-2에서 저 공간은 마름모꼴의 행동반경이나 볼 루트가 겹치는 대단히 중요한 곳이므로, 이곳을 효과적으로 장악하지 못한다는 건 실점의 지름길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공간은 저 마름모꼴의 운영에 참가하는 모든 포지션, 즉 수비수, 중앙 미드필더, 윙백, 심지어는 포워드까지도 와서 커버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 과연 저 커버가 잘 이루어졌는가라고 묻는다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이건 실점의 빌미를 가져온 왼쪽 공간뿐만 아니라 오른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명 이상씩은 꼭 팀플레이를 망치는 주범이 있으니까요. 굳이 거론하자면, 왼쪽은 몰리나로가 될 것이고, 오른쪽은 아쿠아가 될 것입니다. 아쿠아 이야기는 밑에서 할 테니까 몰리나로만 이야기하면, 지난 시즌에 이 자리는 다르미안이 있던 자리니까 너무나도 비교가 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런 거 다 감안해도, 아벨라르가 시즌 초반에 보여 주었던 것에 비한다면 몰리나로는 너무나도 한계가 많고 단점이 많은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지금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쓰는 거지. 공격가담을 했다가 수비로 돌아오는 속도가 반대편에 비해 현저하게 느리고, 라인 맞추기나 혹은 개인 커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물론 꼭 몰리나로 개인의 문제는 아니고, 바셀리도 완벽한 건 아니에요. 그 이야기는 바로 밑에서.
중앙 미드필더의 문제: 지난 시즌에 이 자리는 엘 카두리-베나시가 섰던 자리입니다. 엘 카두리의 자리는 바셀리가 서고 있으므로, 원래대로라면 바셀리-베나시가 되어야 맞겠지만, 최근 벤투라 감독은 뭐에 꽂혔는지 자꾸 베나시 대신에 아쿠아를 기용합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아쿠아는 그 장단점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드러나는 선수이고, 불행하게도 지금 서는 저 자리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보일 여지가 큰 선수입니다.
아쿠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빠른 스피드와 신체 능력, 그리고 이를 이용한 직선적인 드리블 능력입니다. 따라서 그가 오른쪽 중앙미드필더로 나와서 브루노 페레스와 함께 적진으로 뛰어 들어갈 때에는 그만큼 든든한 선수도 없습니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4라운드 삼프도리아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아쿠아는 이러한 신체적 능력에 비해 패스 타이밍이라든가 수비시의 라인 맞추기, 혹은 직접 압박할 때와 뒤로 물러날 때의 타이밍 판단과 같은 축구 지능적인 면에서는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그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난 경기로서, 유벤투스라는 팀은 아쿠아가 직접 드리블로 상대를 돌파하기를 바라기엔 그 진용이 너무나도 탄탄하므로 적절한 패스와 라인 구성은 필수적인데, 아쿠아는 공격 시에 패스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여 공격을 무산시키거나 수비 시에는 라인을 맞추기보다 개인이 직접 선수를 압박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유베에는 탈압박에 능한 선수들이 대단히 많고, 아쿠아의 압박은 번번이 벗겨지며 그가 부재한 공간을 내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다시피 중앙 미드필더가 빠지면서 생기는 공간은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와 3백의 바로 앞이고, 이는 곧 위험한 위기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위치입니다.
그리고 바셀리- 다른 글에서 또 쓸 기회가 생길지 모르지만 바셀리는 엘 카두리와 그 특성이 전혀 다른 선수입니다. 엘 카두리가 유연한 드리블과 킥력, 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에 능하다면, 바셀리는 직접 뛰어다니면서 압박하고, 공을 얻어내어 직접 슈팅을 하는 데에 더 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바셀리가 문제가 되는 것도 어찌 보면 아쿠아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요. 물론 바셀리는 수비시에 수비라인을 철저하게 맞추는 편입니다만, 상대가 지공이 아닌 속공으로 우리 진영에 돌진할 때에 바셀리는 직접슈팅을 노렸으므로 최전방에서 복귀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면 왼쪽 자리가 비게 되겠지요. 여기에다가 추가로 아쿠아의 돌진이 탈압박에 의해서 제쳐진다면, 토리노는 3백(+수비형 미드필더)가 상대 공격에 정면으로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어제 경기에도 그런 장면 몇 번 있었어요.
계속되는 후반 막판 실점: 토리노는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후반 막판 실점이 상당히 많았고, 특히 이번 시즌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습니다. 바로 지난 경기들, 라치오전(펠리페 안데르손 93')과 제노아전(락살트 94') 모두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을 했고, 이 경기에서도 추가시간에 실점하면서(콰드라도 93') 패하고 말았지요. 곧 3경기 연속으로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한 꼴입니다. 게다가, 라치오전이야 승패가 결정 난 상황이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제노아전과 이 경기는 이 실점으로 인하여 승리가 무승부로 바뀌고 무승부가 패배로 바뀌었기 때문에 날린 승점이 어마어마합니다.
이 문제는 전술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심리적인 상태나 집중력이 문제가 될 텐데, 3경기 째 이런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는 건 확실히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경기 종료 직전의 집중력을 더 되찾을 필요가 있어 보여요. 그전만 해도 지난 시즌 인테르전(모레티 94')이나 제니트전(글릭 90'), 지지난 시즌 제노아전(임모빌레 92', 체르치 93') 등등 종료 직전의 집중력으로 승리를 가져온 경기들도 많은데 이번 시즌 들어서는 다들 왜 이럴지.

희망
위에는 못한 이야기를 썼으니까 이제는 위안 삼을 이야기를 적어 보지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어제 경기는 토리노가 못한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단지 유베보다는 '조금' 못했을 뿐이지.
무엇보다도 공격진에서의 합이 맞아 들어가는 장면은 그간 있던 10월의 다른 경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었습니다. 이 경기를 보시던 다른 분들은 토리노 역습이 무섭다고 평을 하시던데, 이건 저도 전혀 기대를 안 한 장면인지라 오히려 팬인 제가 더 놀랐습니다. 지난 카르피전이나 밀란전, 라치오전이나 제노아전 모두 토리노가 득점을 했다면 그건 개인능력에 의한 득점이었지 팀플레이에 의한 게 아니었고, 꼭 득점 장면이 아닐지라도 토리노가 공격 시에 팀플레이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건 10월 들어와서 이 경기에서 처음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간 이렇게만 하면 10월 내내 이런 성적을 내놓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지나간 건 별수 없지요.
그리고 한 가지 더 희망을 가져 볼만 한 건 수비수들의 활약이었습니다. 지난 라치오전이나 제노아전에서 토리노 수비수들은 어이없는 실수들을 보였고, 이는 보보, 글릭, 모레티 할 것 없이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토리노 수비진이 망가졌나 싶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오늘 경기에서는, 비록 막판에 실점을 하긴 했지만 클래스 있는 선수들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오히려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훌륭한 모습들을 다들 보여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보는 실제로 직접 득점에 성공했고, 글릭 역시 막히기는 했지만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헤딩 슈팅들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지난 시즌 넣었던 7골이라는 수가 허수가 아니라는 걸 보여 주었습니다.
이와 같이 오늘 경기는 비록 지긴 했지만 희망을 가질 만한 요소들도 분명히 있었고, 이는 앞으로의 팀 회복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끝이 보이는 지옥
이제 10월이 끝났습니다. T.S. 엘리엇은 그의 시 「황무지」에서 말하기를, '4월은 잔인한 달(April is the cruellest month) .... 손안에 든 먼지만큼이나 공포를 보여주마(I will show you fear in a handful of dust)' 라고 썼었는데, 토리노에게 있어서는 이 시를 이렇게 고쳐야겠습니다. '10월은 잔인한 달 ... 순위표에 있는 패배만큼이나 공포를 보여주마' 라고요.
하지만, 이제 10월이 끝났고, 그 무간지옥 같았던 일정도 이제 그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10월 18일부터 3주 동안 5경기, 밀란-라치오-제노아-유벤투스-인테르 를 만나는 이 불지옥의 일정도 이제 인테르전 딱 한 경기만 남았습니다.
물론 인테르는 강하고, 이 글을 쓰는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 수비력은 가공할 수준임에 분명합니다. 이 5경기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할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물러날 수만은 없는 것이 지금 토리노의 상황인지라, 오늘 보여준 희망을 이어서 잘 준비한다면 저 지옥의 마지막을 뚫고 나오는 기적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경기 뒤로는 아탈란타, 볼로냐 등 몇몇 팀을 제외하면 충분히 토리노가 정면으로 맞부딪혀서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팀들과의 경기이기 때문에 이 더비에서 얻은 성과와 과제를 가지고서 이 뒤에 어떻게 펼치느냐만이 남아 있을 겁니다.
그전부터 계속 이 말을 했지만 이번 시즌 토리노는 질 때마다 매우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들을 자주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 키에보전, 카르피전, 라치오전 등등. 그 때마다 계속해서 말하기를, 질 땐 지더라도 좀 해 볼 건 다 해 보고 졌으면 좋겠다, 지난 시즌의 간절함을 좀 가져 오고 싶다고 했었습니다. 그 간절함을 보여 준 경기, 해볼 건 다 해 본 경기가 오늘 데르비 델라 몰레가 아니었나 싶군요.
2014년 12월 1일, 토리노는 유벤투스 원정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였음에도 94분에 피를로에게 실점하며 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경기 이후, 토리노는 3개월 동안 무패 가도를 달리며(유로파 포함 15경기 8승 7무 0패)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하고 토리노의 부활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그리고 2015년 4월 26일, 유벤투스를 홈으로 불러들인 토리노는 2-1로 역사적인 데르비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2015년 10월 31일, 토리노는 유벤투스 원정에서 역시 좋은 플레이를 하였음에도 93분에 콰드라도에게 실점하며 지고 말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지난 시즌의 상황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러니만큼 이 뒤의 문장에, 지난 시즌처럼 몇 개월간의 무패 가도를 달리며 토리노의 부활을 전 세계에 알렸다, 2015년 4월 26일처럼 2016년 3월 20일에도 데르비에서 승리하였다 - 라는 말이 적히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Juventus-Torino 2-1 

MARCATORI: Pogba (J) al 19′ p.t.; Bovo (T) al 6′, Cuadrado (J) al 48′ s.t.

JUVENTUS (4-3-1-2): Buffon; Padoin, Barzagli, Bonucci, Evra; Khedira (dall’11’ p.t. Cuadrado), Marchisio, Pogba; Hernanes; Morata (dal 33′ s.t. Mandzukic), Dybala (dal 42′ s.t. Alex Sandro).
(Neto, Audero, Caceres, Zaza, Lemina, Rugani, Sturaro).
All. Allegri

TORINO (3-5-2): Padelli; Bovo, Glik, Moretti; Peres, Acquah, Vives, Baselli (dal 20′ s.t. Benassi), Molinaro (dal 16′ s.t. Zappacosta); Maxi Lopez (dal 42′ s.t. Belotti), Quagliarella.
(Castellazzi, Ichazo, Silva, Amauri, Prcic, Pryyma). 
All. Ventura

ARBITRO: Rocchi di Firenze
NOTE: spettatori 39.828. Ammoniti Acquah (T), Bovo (T), Morata (J), Baselli (T) per gioco scorretto, Pogba (J) per proteste, Bruno Peres (T) per c.n.r. Recuperi: 2′ p.t.; 4′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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