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 Serie A 13R Atalanta 0-1 Torino 감상 토리노 FC


1. 들어가며

토리노는 지난 9월 27일 팔레르모전 승리(2-1) 이후로 근 한 달 반이 넘도록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6전 2무 4패를 기록하면서, 순위는 3위에서 11위로 떨어졌고, 팀 분위기 역시 망가졌으며, 시즌 초반에 잘 나가던 토리노의 기세는 완전히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토리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간에 승리를 기록하며 승점 3점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고 추락한 순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난 5경기의 죽음의 일정이 지나고서 매우 소중한 A매치 주간을 거쳤습니다. 이 시간 동안 토리노는 다시 팀을 재정비해서 다가올 아탈란타, 볼로냐와의 경기를 준비해야 했을 겁니다. 비록 팀의 주축인 막시모비치와 아벨라르의 복귀는 요원해 보이고, 가찌는 소집되기는 했으나 아직 몸 상태가 완전치 않기는 했지만, 어찌 되었건 10월 말-11월 초의 빡빡한 일정을 거치고 난 토리노는 긍정적인 면에서건 부정적인 면에서건 그전과는 달라졌을 것이고, 또 달라져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나마 그간에 상대하던 밀란, 라치오, 유베, 인테르 등에 비한다면 아탈란타는 충분히 토리노가 원정 와서도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이 그전과 달라진 점이겠지요.


2. 경기 전개

경기 시작 전에, 아탈란타의 홈구장 아틀레티 아주리 디탈리아(Atleti Azzurri d'Italia)에서는 프랑스의 삼색기가 게양되고 라 마르세예즈가 연주되었습니다. 이는 비단 이 경기장뿐만이 아니라 이탈리아의, 아니 이번 주말에 경기가 있었던 유럽의 모든 경기장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파리 테러의 희생자분들을 추모하고, 테러에 반대하며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는 전 유럽과 전 세계에 전해졌을 것입니다.
하여튼 경기로 돌아와서, 경기 초반 토리노는 그전까지 보였던 답답한 면모를 또다시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경기 시작 직후 벨로티의 일대일 기회가 있었고, 그 얼마 뒤에 브루노 페레스의 크로스를 벨로티가 받을 뻔했던 장면도 있었기는 했지만 그것들은 단발적인 공격이었고, 토리노는 위협적인 기회를 내주지는 않았지만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도 못하면서 공격이 정체되고 아탈란타의 압박에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전반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자면, 아탈란타 쪽에서도 답답한 경기라는 점은 매한가지였을 겁니다. 아탈란타의 입장에서 보기에, 분명히 토리노는 아탈란타의 압박에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탈란타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으니까요. 아마 양 팀 모두 답답함을 느꼈을 겁니다.
이런 경기 전개를 보통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지요. 타 팀 팬들이 보기에는 재미없는 경기라고. 확실히 제3자가 보기에 재미있는 경기는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양 팀 모두 공격이 그리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하였고, 그나마 토리노가 몇 번 날카로운 공격을 시도하기는 했고 그 공격을 이끈 것은 벨로티였지만 계속 골 바로 앞에서 좌절하고 마는 기회들뿐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키퍼에 막히거나, 크로스를 아깝게 못 받거나, 전반 종료 직전의 헤딩 슈팅은 골대를 맞히거나.
이렇게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지만 조마조마했던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되었습니다. 보통 무승부 상황에서 이런 양상으로 흘러가는 경기는, 후반이 되면 양 팀 모두 승리를 거두고자 하기 때문에 보통 공격이 거세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계기는 어느 한 쪽의 득점으로 시작되고는 하지요. 이런 이야기는 지난 카르피전에서도 썼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 때는 불행하게도 카르피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 경기에서는 토리노가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토리노의 골 장면은, 바셀리가 올린 코너킥을 보보가 발리슈팅으로 연결한 장면이었습니다. 이로서 보보는 지난 더비 경기 때에 이어 연속으로 토리노의 득점자가 되었고 시간도 거의 더비 때의 득점과 같았습니다(후반 6분, 후반 7분). 그리고 지난 팔레르모전 이후 1개월 반 만에 기록한 토리노의 선제골이기도 하지요.
토리노의 득점 이후 아탈란타는 확실히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아탈란타의 공격은 거세졌지만 그들의 공격은 토리노의 수비에 막히거나 혹은 벗어나는 모습만을 보였습니다.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라면 역시 토리노의 오프사이드 트랩이 깨지면서 데니스와 파델리와 일대일 상황을 맞은 장면이었겠지만 데니스의 로빙슈팅은 골대를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토리노의 역습 장면에서도 나름 득점을 기대할 만했던 장면이 몇 번 나왔습니다. 벨로티가 상대 수비 사이에서 훌륭한 드리블로 상대를 제쳐내고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또 다시 골대에 맞고 나간 장면이라든가.
그 뒤로도 계속해서 아탈란타의 공격이 이어졌지만 확실히 시간이 지날수록 아탈란타의 조직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탈란타의 슈팅 장면에서도 파델리의 능력을 시험할 만한 슈팅은 딱히 나오지 않았던 것 같군요. 경기가 막바지로 흘러갈수록 토리노는 공격 의지를 버리고 수비에 집중했고, 아탈란타의 공격력은 여전히 날카로워지지 못하면서, 토리노는 0-1의 스코어를 잘 지킨 채로 경기 종료 휘슬을 맞았습니다. 이로서 토리노는 9월 27일 이후 56일 만에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3. 이야기들

이 경기를 이야기하면서 벨로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이 경기에서 토리노의 공격 작업의 최선봉에 섰던 것은 안드레아 벨로티였습니다. 지금까지의 벨로티는 확실히 재능은 있는 것 같지만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계속 겉도는 모습이 보였었는데, 오늘의 벨로티는 확실히 토리노의 공격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전반 초반의 두 차례의 기회와 더불어, 전반 종료 직전에 골대를 맞춘 헤딩 슈팅이라든가 후반전에 또다시 골대를 맞춘 슈팅과 그 장면을 만든 그의 센스는 벨로티가 비록 득점을 하지는 못했으나 기대를 하게 만드는 플레이였습니다. 아직 그가 토리노 선수로서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앞으로도 이렇게만 플레이한다면 토리노 공격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토리노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콸리아렐라를 대신하여 주전이 될 날도 머지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 선수만 더 짚자면 역시 보보겠지요. 토리노는 언제부턴가 어느 일정한 시점 동안은 수비수가 다른 포지션 선수들보다 득점을 더 잘 하는 경향을 보여 왔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12월-1월 동안에 글릭이 그랬다면 이번 시즌에는 보보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듯합니다. 원래 보보의 킥 능력이 좋은 것은 알려져 있는 바이지만 토리노 입단 이후 보보가 자신의 킥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없다고 해도 무방했는데, 최근 들어서 그가 이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지난 유벤투스전에서도 그랬고 오늘 경기에서도 그랬고. 1월에 막시모비치가 돌아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그렇다면 계속해서 보보가 선발로 나설 터인데, 더 많은 공격 포인트나 혹은 그 킥을 이용한 공격전개도 기대해 볼 만 할 겁니다.
하지만, 지난 죽음의 일정 동안 드러난 토리노의 문제점은 오늘 경기에서도 여전했습니다. 미드필더진은 너무나도 투박하고 빡빡하여 상대의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몰리나로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무엇보다도 자꾸 비베스-아쿠아 라인을 가동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 조합에는 그 근거가 있어요. 만약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찌가 나온다면 그는 활동량이 많고 투쟁적인 선수이므로 충분히 3백의 커버를 해낼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앞에는 바셀리와 더불어서 베나시를 세움으로서 보다 공격전개에서의 유연함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베나시는 수비가담에 능한 선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찌가 나오지 못하고 비베스가 나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비베스는 나이도 있는 노장인데다가 그의 스타일상 태클이 거칠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많이 뛰면서 상대를 괴롭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운다면 활동량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 활동량을 이용한 커버를 해 주기 위하여 베나시 대신 아쿠아를 기용하는 것이겠지요.
이 점은 납득할 만하지만, 문제는 지금 상황에서 아쿠아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전 글에서도 썼다시피 아쿠아의 장점은 신체적 조건을 이용한 탄력과 돌파력, 그리고 이를 이용한 직선적인 드리블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의 단점은 패스 타이밍이라든가 수비시의 라인 맞추기, 혹은 직접 압박할 때와 뒤로 물러날 때의 타이밍 판단과 같은 축구 지능적인 면이 뒤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아쿠아는 좀 더 물러나야 할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달려들어서 몸싸움이나 태클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통하면 다행이지만 통하지 않는다면 바로 미드필더에서의 저지선이 붕괴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오늘 경기에서도 잘 나타난 장면이지요. 몰리나로 이야기는 그전 글에서도 마르고 닳도록 했으니 오늘은 생략하렵니다. 어차피 그 선수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지적되는 부분은 같으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오늘은 그 상대가 토리노의 전력상 충분히 승리를 기대해 볼 만한 전력인 아탈란타고(비록 아탈란타가 토리노보다 순위가 높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돌아왔으니 그렇게 큰 비판을 하기는 좀 그렇겠지요. 여하튼 앞으로는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좀 시원시원하고 확실한 팀의 강점을 보여 주는 내용의 경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표적으로 2라운드 피오렌티나전(3-1)이나 4라운드 삼프도리아전(2-0)처럼요. 근데 오늘 뉴스를 보니 베나시가 부상으로 1주 빠진다는군요. 참 이놈의 부상이라는 악령은 한 번 들러붙기 시작하면 떼지지가 않습니다.
 

4. 나가며

여차저차해서 토리노는 까다로운 베르가모 원정에서 승점 3점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제 일정도 그리 나쁘지 않은 만큼 그간 잃었던 승점을 최대한 많이 되찾을 때입니다.
지난 글에서 저는 ‘앞으로 2주의 시간 동안 이 문제들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저 일정 동안 토리노를 태웠던 지옥의 불길은 토리노가 지옥을 빠져나온 다음에도 계속 토리노를 태울 것입니다.’ 라고 썼습니다. 아직 그 지옥의 불길이 완전히 꺼진 것 같지는 않으나, 그래도 어쨌건 이번 라운드의 승리로 반등의 기회는 잡았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합니다. 그리고 다음 경기는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볼로냐를 상대하는 경기입니다. 볼로냐는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만났었던 어느 이탈리아인의 응원팀이라 감회가 남다릅니다만, 지금 볼로냐는 강등권을 다투는 팀인지라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설레발은 금물이고 이미 토리노는 카르피에게 당한 전적이 있으나, 한 번은 당할 수 있지만 두 번 당하면 안 되고 또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토리노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볼로냐 다음 경기는 로마니만큼, 볼로냐를 확실히 잡고 나서 로마전을 잘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경기는 아직 가시지 않은 지옥의 불길과, 이 불을 꺼트리고 다시 순위 상승이라는 희망을 기르는 성수(聖水) 모두를 본 경기라고 결론짓겠습니다.


ATALANTA - TORINO 0-1 (0-0)

Atalanta: Sportiello, Masiello (all'82' D'Alessandro), Stendardo, Paletta, Bellini (al 55' Brivio), Carmona, De Roon, Cigarini (al 70' Raimondi), Maxi Moralez, Denis, Gomez. 
A disposizione: Radunovic, Bassi, Estigarribia, Cherubin, Kurtic, Grassi, Migliaccio, Conti, Monachello. 
All.: Reja. 

Torino: Padelli, Bovo, Glik, Moretti, Bruno Peres, Acquah, Vives, Baselli (all'89' Gazzi), Molinaro, Quagliarella (all'84' Maxi Lopez), Belotti (al 94' Martinez). 
A disposizione: Castellazzi, Ichazo, Prcic, Silva, Zappacosta, Jansson. 
All.: Ventura. 

Arbitro: Cervellera di Taranto. 
Reti: Bovo 52'. 
Spettatori: 15.776 di cui 10.537 abbonati e 5.239 paganti per un incasso di 68'.773 euro. 
Note: Pomeriggio sereno e baciato dal sole durante il primo tempo, terreno soffice e irregolare in alcuni punti. Recupero 1' pt, 5' + 1'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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