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 Serie A 14R Torino 2-0 Bologna 감상 토리노 FC


시작
지난 아탈란타전의 승리는 토리노에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오랜만의 승리, 오랜만의 클린 시트 등등, 토리노는 베르가모에서 돌아오면서 가지고 온 것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확실히 지난 A매치 기간은 토리노가 숨을 고를 수 있었던 매우 소중했던 휴식 기간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다시 승점을 가져오면서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이번 상대인 볼로냐는 물론 세리에A 우승 7회에 빛나는 명가이기는 하지만 이번 시즌 승격한 팀으로서 현재 전력상 토리노에게는 밀리는 것이 사실이고, 양 팀의 현재 리그 순위 자체가 이를 보여 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볼로냐는 10월 28일 델리오 로시(Delio Rossi) 감독이 경질되고 새로 취임한 로베르토 도나도니(Roberto Donadoni) 감독 아래에서의 3경기에서 2승 1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마냥 겉으로 보이는 전력 차이만을 믿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볼로냐와의 이번 경기 직전에 있었던 맞대결에서도(13-14시즌 23라운드) 토리노가 홈에서 볼로냐에게 1-2로 패했던 전적도 있기 때문에 볼로냐는 그 도시의 유명세만큼이나 무시할 수는 없는 팀이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경기 전개
볼로냐 쪽은 잘 모르겠지만, 토리노는 예의 그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제 저 라인업은 너무 보아서 지겨울 정도로군요. 하지만 1월 이적 시장에서 새 선수가 영입되거나 혹은 부상선수들이 빨리 복귀하지 않는 이상 저 라인업은 앞으로도 거의 1달 이상은 보아야 할 라인업일 것입니다. 별로 마음에 들진 않지만.
경기 시작 후 약 10분간의 탐색전이 지나고 나서는 주로 토리노가 경기를 주도하며 오랜 시간 동안 볼 소유권을 가지고 공격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양 팀의 전력차이도 있고, 토리노 홈경기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리노의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된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랬으면 전반전에 토리노가 득점을 했겠지요. 대체로 토리노의 공격이 볼로냐 진영 중간 즈음까지는 그래도 어떻게든 연결이 되는데, 항상 그 부근에서 볼로냐의 압박에 막히거나 패스미스가 나와서 볼 소유권을 내주는 상황의 반복이었습니다. 하지만 볼 소유권을 내주기는 해도 볼로냐의 공격이 날카롭지가 못한지라 다시 볼 소유권을 가져오지만 다시 시도하는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이러한 양상이 전반전 10분경부터 약 30분간 지속되었습니다. 
볼로냐는 가끔씩 공격을 시도하였고 지아케리니의 슈팅 등 위협적인 장면을 가끔씩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끔씩이었고 대부분은 토리노 수비진에게 막혔습니다. 토리노도 바셀리나 비베스 등의 중거리 슈팅, 브루노 페레스의 측면 돌파 등을 이용한 공격 장면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토리노의 공격은 상대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마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아마 지아케리니의 슈팅 장면이 정확하지는 않으나 전반전 39분경으로 기억하는데, 이 이후, 즉 전반 40분부터 전반종료 전까지의 약 5-6분간은 볼로냐의 기세가 올라와서 양 팀이 거의 대등한 볼 소유권을 가지고 치고받는 모습을 잠시 보였었습니다.
전반전 막판에 볼로냐의 기세가 올라와서 후반전이 걱정되는 하프타임이었지만, 후반전 초반부터 토리노는 다시 전반전의 주요 양상대로 공격의 주도권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도 전반전과 똑같은 양상이었지요. 브루노 페레스가 종종 직접드리블 돌파로 상황을 타개해보려고 했지만 무위에 그쳤고, 패스는 번번이 볼로냐 선수들에게 끊기곤 했습니다. 중간에 콸리아렐라의 헤딩이 골포스트를 맞히는 장면이 있었지만 후반 시작 후 한 20분간은 그 장면을 제외하면 애초에 득점을 기대할 만한 장면 자체를 만들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걸 쭉 보면 대충 이 경기가 어땠는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양 팀 모두 공격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이런 경기를 한마디로 그다지 재미없는 경기라고 하지요.
보통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고 이는 주로 교체를 통해서 나타납니다. 볼로냐의 도나도니 감독은 이미 전반 10-20분 사이에 브리엔자와 아쿠아프레스카를 투입하였지만 그들이 들어간다고 해서 볼로냐의 공격 작업이나 패싱이 개선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한편 토리노는 후반 23분에 콸리아렐라를 빼고 막시 로페즈를 투입하였습니다. 최근 경기들에서 벤투라 감독은 막시 로페즈를 주로 후반전에 교체로 출장시키곤 하는데, 비록 막시 로페즈가 본인의 득점은 아직 1골에 그치고 있지만 후반전에 그가 투입되면서 토리노의 공격이 원활해지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로, 최전방에서 무기력에 가까운 플레이로 일관했던 콸리아렐라와 달리 막시 로페즈는 최전방에서 키핑을 해 주면서 토리노의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리는 데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리고 곧 터진 벨로티의 데뷔골. 골 장면은 후방에서 모레티가 길게 올려 준 볼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머리로 트래핑한 후 드리블하며 수비수들을 따돌린 후 슈팅하는 것이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최근 벨로티의 폼이 매우 좋고 벤투라 역시 그를 감안해서 벨로티를 풀타임으로 뛰게 한 것일 터입니다.
벨로티의 득점 이후로 볼로냐가 라인을 어떻게든 끌어올리며 공격을 시도하려 했지만 볼로냐의 공격은 토리노 수비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었고, 위협적인 장면은 거의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아탈란타는 그래도 데니스의 일대일 기회 등이 있었지만 볼로냐는 단 하나도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볼로냐 수비수 마이에타의 결정적인 실수로 비베스가 골키퍼를 제치면서 득점에 성공, 2-0이 되었고 이 스코어는 곧 이 경기의 결과가 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오늘 경기도 지난 아탈란타전과 마찬가지로 좋았던 점과 영 별로였던 점 모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지난 경기와 거의 일치합니다. 공격시에 미드필더진에서 제대로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하는 것도 지난 경기와 동일했고, 왼쪽 사이드가 불안 불안한 것도 지난 경기와 동일합니다. 그리고 이는 비단 지난 경기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토리노 경기 감상을 쓸 때마다 지적하는 점이기도 하지요. 이젠 하도 자주 언급해서 지겨울 정도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지난 글들을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오늘은 2-0으로 이겼고, 비베스 같은 선수는 제몫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판은 접어 두도록 하지요.
오늘 토리노의 Man of the Match는 당연히 안드레아 벨로티(Andrea Belotti)입니다. 토리노가 지난여름에 7.5m€라는 거금을 들여가면서 벨로티를 영입했고 토리노 보드진과 팬들 모두 그에게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벨로티는 시즌 초반에 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 경기 전까지 토리노 데뷔골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이를 잘 말해 줍니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토리노의 팀 사정상 이를 무작정 기다려 줄 수만은 없는 일이었고요. 하지만 지난 아탈란타전부터 벨로티는 확실하게 팀플레이에 적응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아탈란타전에서 비록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골대를 2번이나 맞히는 등 충분히 나중을 기대할 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비로소 토리노 데뷔골을 기록하면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씻게 되었습니다. 득점뿐만 아니라 벨로티의 팀 기여도나 플레이 스타일의 면에서 볼 때에도 앞으로 더욱 기대할 만한 선수라는 생각입니다.
그 이외에 좋았던 선수들을 꼽으라면 막시 로페즈나 주세페 비베스를 들 수가 있을 겁니다. 막시 로페즈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최근에는 보통 슈퍼서브의 위치인데 그가 투입되면서 토리노의 공격이 한층 더 살아나는 모습을 최근에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토리노 공격수들 중 (역시 前 바르셀로나  선수답게) 가장 키핑력이 좋고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으면서 공을 키핑하고 주변에 침투하는 토리노 선수들에게 넘겨주는 등의 플레이를 주로 보이고 있으며 이는 토리노 공격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비베스의 경우 한동안 부상을 안고 뛰면서 부진한 모습도 보였습니다만 오늘 경기에서만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수비력과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레지스타로서의 모습 모두가 잘 나타난 경기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찌가 지난 경기나 이번 경기에서는 소집이 되기는 했지만 서브에 있는데 그게 아직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비베스에게 밀려서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그리고 브루노 페레스는 역시 토리노에 몇 없는 전진 드리블러로서 본인의 할 몫을 다 하고 있습니다. 그의 돌파는 항상 볼 때마다 시원시원해서 좋아요.
한편 콸리아렐라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최근 콸리아렐라의 플레이가 눈에 띌 정도로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0일 삼프도리아전 이후로 득점이 없는 건 그렇다고 쳐도 최근 경기들에서는 토리노의 공격 작업에 거의 기여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물론 콸리아렐라의 슈팅 스킬은 대단한지라 경기 중에 보이지 않다가도 종종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곤 합니다만 그것뿐이고 토리노의 공격 빌드업 자체에 거의 관여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게 일시적인 부진인지 아니면 노쇠화로 인한 기량 하락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된다면 선수 본인으로서나 팀으로서나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입니다.
아, 그리고 심판 이야기만 약간 언급하고 넘어가지요. 오늘 심판은 제노바의 다비데 게르시니(Davide Ghersini)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경기 시작할 때에  보니까 이 사람은 심판이 된 지 얼마 안 된 사람 같더군요. 지금까지 세리에A 주심을 본 경기가 2경기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경험미숙을 곳곳에서 드러내더군요. 우선 지나치게 관대했습니다. 지난 인테르전 심판이 관대하다고 썼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그 때는 그냥 좀 몸싸움에 관대하구나 하는 정도였지만 오늘은 대체 휘슬을 들고 나온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관대한 건 심판 개인의 성향이라고 돌릴 수 있다고 해도 축구에서 심판이란 단지 판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경기를 잠시 끊는다던지 하는 주체적 개입을 하더라도 경기의 분위기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 심판은 그런 걸 전혀 하지 못했어요. 토리노가 이겼으니까 망정이지 만약 졌더라면 심판 이야기도 어디선가는 분명히 나왔을 겁니다. 아마 지금 볼로냐에서도 심판 이야기를 하고 있겠지요. 뭐 아직 경험이 일천한 신인 심판이고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성장한다지만 오늘의 모습은 미숙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맺음
6연속 무승 이후 2연승을 거두며 토리노는 승점 20점대에 진입하였습니다. 이 경기가 14라운드의 첫 경기였으므로 아직 토리노의 정확한 순위는 알 수 없으나 여하튼 내려가던 분위기를 다시 올리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음 경기는 로마전……이라고 하고 싶지만, 주중에 코파 이탈리아 경기가 있습니다. 이게 참 딜레마인지라, 코파 이탈리아 경기에 주전급 선수들을 어느 정도까지 투입하면서 로마전을 대비해야 하는지가 참 어려울 겁니다. 상대가 체세나인데, 비록 체세나가 세리에B 팀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 시즌까지 A에 있던 팀으로서 전력이 나쁜 팀이 아닌지라(지금 세리에B 4위) 더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주말 경기가 만만한 팀도 아니고 로마라서 더더욱.
벤투라 감독이 어떻게 선택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예 코파 이탈리아를 때려치우는 방법도 있고(2013-14시즌처럼) 둘 다 전력을 다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선에서의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여하튼 리그에서 다시 가져온 상승세이니만큼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이 상승세를 최대한 오랫동안 끌고 가야 할 것입니다. 마치 지난 시즌 이맘때쯤에 리그 17위 찍다가 한 번 상승세를 타고서 3달 동안 무패 행진을 계속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오늘 경기의 의의는 바로 이 상승세를 다시금 가져왔다는 것에 있을 겁니다.


TORINO - BOLOGNA 2-0 (0-0)

Torino: Padelli, Bovo, Glik, Moretti, Bruno Peres, Acquah, Vives, Baselli, Molinaro, Belotti, Quagliarella (al 68' Maxi Lopez). 
A disposizione: Castellazzi, Ichazo, Jansson, Zappacosta, Gazzi, Prcic, Pryima, Martinez. 
All.: Ventura. 

Bologna: Mirante, Rossettini, Gastaldello, Maietta, Masina, Brighi, Diawara, Donsah (al 79' Mounier), Rizzo, Mancosu (al 63' Acquafresca), Giaccherini (al 54' Brienza). 
A disposizione: Da Costa, Stojanovic, Oikonomou, Morfeo, Pulgar, Crisetig, Mbaye, Ferrari, Crimi. 
All.: Donadoni. 

Arbitro: Ghersini di Genova. 
Reti: Belotti 75', Vives 92'. 
Spettatori: 17.508
Note: Ammonito Maietta per gioco falloso, calci d'angolo 7-2 per il Torino, recupero 1' pt, 4'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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