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 Serie A 17R Torino 0-1 Udinese 감상 토리노 FC


들어가며
늦은 감상평입니다만 시작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거의 일주일 가량 늦어졌군요.
토리노는 리그에서 최근 3경기에서 2승 1무라는 괜찮은 성적을 내면서 지난 10월에서 11월 초에 걸친 극심한 부진을 어느 정도 떨쳐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그리 좋은 것이 아니었고, 결국 이 잠재된 위험요소들은 바로 이 경기 직전에 있었던 주중 코파이탈리아 경기 토리노 데르비에서 폭발하면서 4-0이라는 기록적인 대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렇듯이 데르비의 결과는 토리노 서포터들이 팀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 마련이고, 이 대패 이후 선수 및 감독은 팬들의 심한 비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코파에서의 패배는 그렇다 치고 리그에서는 어찌 되었건 나름 분위기가 괜찮았으므로 이번 우디네세전을 좋게 마무리한다면 팀에 대한 서포터들의 불신을 어느 정도 줄이면서 나름 팀을 추스리면서 2015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디네세는 지금 현재 토리노보다 순위표상 아래에 있는 팀이었기 때문에, 전력상으로도 충분히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였고요.
우디네세는 지난날 몇 년간의 좋은 성적을 뒤로 한 채 최근 시즌들에는 중위권에 그치는 성적을 거두었었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개막전에서 유벤투스를 잡으면서 좋게 시작하나 했지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한때 강등권까지도 떨어지는 듯하다가 최근 다시 팀을 추스리는 중이었을 겁니다. 이렇게 팀을 추스리던 우디네세와, 데르비에서의 대패로 다시 팀을 추스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토리노가 올림피코에서 만났습니다. 우디네세의 스테파노 콜란투오노(Stefano Colantuono) 감독도, 한때 자신이 지도했던 토리노를(2009-2010 토리노 감독 역임)상대하여 오랜만에 올림피코에 다시 왔습니다.

경기
오늘 경기 토리노의 선발라인업에서 특기할 점은, 우선 글릭이 빠지고 얀손이 3백의 중앙에 들어갔다는 점, 브루노 페레스 대신 사파코스타가 들어왔다는 점, 아벨라르 대신 몰리나로가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글릭이 벤치에는 앉아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경미한 부상이 있거나 단순한 로테이션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브루노 페레스와 사파코스타는 다른 경기들에도 종종 바꿔 가며 나왔으므로 그리 특이한 점은 아닙니다. 아벨라르와 몰리나로의 이야기는 밑에서 다시 쓰지요.
역시 최근의 토리노 경기들답게 경기는 매우 재미없었습니다. 오히려 득점 기회는 홈팀인 토리노보다 원정팀 우디네세가 더 많이 가져갔었고요. 토리노는 공격전개 자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음이 이번 경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드러났고, 이럴 때에 팀 공격의 선봉장이 되어야 할 양 윙백들 역시도 극히 저조한 모습만을 보였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점은 경기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상황이기는 했습니다. 최근 토리노 공격이 형편없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니까.
거기에다가 오늘은 수비도 여러 차례 문제를 노출했습니다. 전반 때부터 토리노의 3백+윙백들은 우디네세의 선수들을 놓치기 일쑤였고, 여러 차례 위험한 기회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전반 40분의 실점 장면도 결국에는 몰리나로와 모레티가 쌍으로 실수를 하면서 페리차에게 완벽한 기회를 내준 상황에서 실점을 했던 것입니다. 선수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쓸 것입니다.
후반전이 시작한 뒤에도 답답한 상황은 마찬가지였고, 벤투라 감독은 57분에 몰리나로를 빼고 아벨라르를 투입합니다. 같은 왼쪽 윙백이기는 하지만 아벨라르와 몰리나로는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히 다른 선수인데, 몰리나로가 직접돌파를 선호하며 최전방까지 올라가는 성향이 강한 데 비해 아벨라르는 크로스를 자주 올리고, 특히 양질의 얼리 크로스를 자주 올리는 플레이를 보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들어가자마자 두 차례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림으로서 몰리나로 보면서 짜증났던 눈을 정화시켜 주었더랬지요. 63분에는 베나시와 아쿠아의 교체가 있었습니다만 이 교체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64분, 이 경기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도 있었던 사건이 터집니다. 우디네세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롱패스를 받으려던 콸리아렐라와 와그의 충돌이 있었고, 원래 경고가 있던 와그가 경고를 한 장 더 받으면서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것입니다. 이제 주중 경기 때와는 반대로 토리노가 수적 우세를 가지고 우디네세를 공략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에 벤투라는 70분에 보보를 빼고 막시 로페즈를 투입,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꾸면서 공세에 나섭니다. 4백에 아벨라르-모레티-얀손-사파코스타, 3톱에 막시 로페즈-벨로티-콸리아렐라가 나란히 서게 된 것입니다. 이 포메이션은 지난 10월 카르피전 후반 이후로는 거의 처음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토리노의 공격이 형편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우디네세가 간간히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해서 토리노가 추가골을 먹힐 위험에도 상당히 자주 노출되었었습니다. 다행히 파델리가 오늘 경기에서는 상당히 민첩한 몸놀림을 보이면서 추가실점을 막기는 했지만 토리노의 공격은 무기력했고, 전혀 득점에 대한 기대를 하지 못할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 주면서 경기가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토리노는 2015년의 마지막 경기를 패배로 끝맺게 되었고, 경기 종료 직후부터 터져나온 토리노 팬들의 야유는 이 결과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이것저것
지난 유벤투스전에 이어서 오늘도 토리노는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시원하지 못하고 좋지 못한 경기력이 벌써 거의 2달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안입니다. 이 좋지 못한 경기력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은 이 글에서는 지나치게 큰 목표인 것 같고, 이 글에서는 이 경기에서 중점적으로 드러난 사안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요.
- 수비진의 총체적 문제. 오늘의 수비진은, 3백에 모레티-얀손-보보에다가 양 윙백인 몰리나로와 사파코스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퍼포먼스는 최악에 가까운 것이었지요. 상대가 우디네세니까 1실점에 그친 것이지, 만약 오늘 상대가 강한 팀이었으면 최소 3-4실점은 했을 겁니다. 얀손은 글릭과 달리 포지셔닝이나 클리어링, 맨마킹 모두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얀손이 왜 서브여야 하는지 명백하게 보여준 경기가 바로 오늘 경기일 겁니다. 얀손의 기량 미달이라는 점이야 지난 시즌에도 여러 차례 보여 준 바가 있습니다만 성장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모레티와 보보 역시도 평소같지 않았습니다. 모레티야 실점의 빌미가 된 선수 둘 중 하나니까 더 말할 나위가 없고, 보보 역시도 계속해서 막시모비치를 그립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양 윙백. 이 이야기를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지요. 벤투라 감독은 선수 기용에 보수적인 성향이 있는지라 한 번 쓰기 시작한 선수를 계속 쓰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가 몰리나로입니다. 아벨라르가 부상인 때에야 어쩔 수 없이 쓴다고 쳐도 아벨라르가 부상에서 돌아온 이제 몰리나로가 주전으로 나설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오늘 경기에서도 가장 먼저 교체된 것은 몰리나로였고, 아벨라르가 들어간 이후 몰리나로에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벤투라 감독의 보수적인 선수기용 스타일상 다음 경기에는 또 몰리나로가 나올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한편 사파코스타의 경우에는 브루노 페레스라는 확고한 주전이 있고 사파코스타는 어디까지나 서브이므로 그렇게 큰 미련을 두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서브로 머무를 수만은 없는 일이고 사파코스타도 성장을 해야 할 텐데 아직까지는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더군요.
미드필더진의 투박함. 이 이야기도 언젠가 다루었던 바가 있습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미드필더진이 달라진 부분이라면 엘 카두리가 바셀리로 바뀌었고 거기에 아쿠아가 새로 들어온 것이 전부입니다만(프르치치는 나오는 경기가 거의 없으므로 논외로 하면) 이 변화는 생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무엇보다 바셀리와 엘 카두리의 차이는 플레이 스타일 이상으로 큰 것임이 드러났고, 베나시는 좋을 때는 좋으나 묻힐 때는 철저하게 묻히는 모습입니다. 미드필더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그전에 다루었던 글을 참조하시길 바라며, 오늘 경기에서도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미드필더진을 거친 공격이 거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우디네세가 10명이 된 뒤에도 그건 별 변함이 없었다는 점만 언급을 하고 싶습니다.
그나마 파델리는 최근에 저조한 퍼포먼스로 비판받던 것에 비하면 오늘 경기에서는 나름 활약을 했습니다. 파델리의 문제점이라면 골킥의 부정확성, 크로스를 비롯한 공중볼에 대한 좋지 못한 처리 등이 꼽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그런 상황이 나올 일은 그리 많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의 슈팅에 대한 펀칭이라든가 캐칭 등의 상황이 주로 나왔는데 이는 파델리의 장점으로 꼽히는 요소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파델리에 대한 의문의 눈초리가 아직 사그라든 것은 아닐 터입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10명인 상대를 제대로 공략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이겠지요. 이 점은 위에서 언급한 모든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들어진 결과일 것입니다. 물론 이 경기가 있던 주말에 저쪽 라리가에서는 한 명이 퇴장당했던 셀타 비고가 그라나다를 2-0으로 잡기도 했지만, 오히려 퇴장당한 팀이 지는 경기가 더 많았었어요. 이는 토리노의 전술 자체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당장 선수를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니, 다음 경기까지 약 2주 반 되는 기간 동안 전술을 뜯어고치든지, 아니면 보완을 하든지 하지 않으면 2016년에도 이런 답답한 축구는 계속될 겁니다.

맺음
토리노는 2015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고 말았습니다. 물론 충분히 야유받을 만한 경기력이었고 최근의 경기결과들이었습니다. 2014년의 마지막 경기(vs 제노아, 2-1승)에서 박수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비참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그 야유를 불러온 건 결국엔 선수들이고 감독들이니까 이 야유는 쓰게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이 경기로 2015년의 경기는 모두 끝났고, 이제 내년 1월 6일에 2016년의 첫경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기는 산 파올로로 원정을 가서 나폴리를 만나야 하는 경기입니다. 최근 나폴리는 마우리치오 사리(Maurizio Sarri) 감독의 지도 아래 승승장구하고 있고, 그 성과가 대단하기 때문에 정말로 버거운 상대입니다. 특히나 최근 토리노가 보여준 그 형편없고 재미없는 경기력이라면 필패가 예약되어 있는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미리 낙담해서는 안 되는 것이겠지요. 토리노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안 좋은 결과들이나 경기력은 이제 곧 과거가 되어 떠나가는 2015년과 함께 보내 버리고 새로운 2016년 새해에는 새롭고 시원한 경기력만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상대가 어느 팀이 되었건 간에,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겠지요. 다음 경기에서는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Buon Natale, Felice anno nuovo!
 

TORINO - UDINESE 0-1 (0-1)

Reti: Perica 41'.

Torino: Padelli, Bovo (al 70' Maxi Lopez), Jansson, Moretti, Zappacosta, Benassi (al 63' Acquah), Vives, Baselli, Molinaro (al 57' Avelar), Belotti, Quagliarella.
A disposizione: Castellazzi, Ichazo, Glik, Prcic, Pryima, Gazzi, Silva, Amauri.
All.: Ventura.

Udinese: Karnezis, Wague, Danilo, Felipe, Widimer, Badu, Lodi (all'89' Iturra), Fernandes, Edenilson (al 75' Adrian), Di Natale (al 66' Piris), Perica.
A disposizione: Romo, Meret, Domizzi, Marquinho, Pasquale, Insua, Guilherme, Santana.
All.: Colantuono.

Arbitro: Gavillucci di Latina.

덧글

댓글 입력 영역